앱 개발
두 번째 실패, 나만 필요한 가계부를 만들었다
돈을 많이 쓰면 한마디하는 기능을 넣은 가계부. 내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만들었지만 실패했고, 돌아보니 가계부의 기본이 더 중요했다.
흔하고 흔한 가계부앱을 만들었다. 내가 필요했다. 돈을 많이 쓰면 뭐라고 해주는 기능까지 넣으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쓰고 싶은 기능이니 다른 사람도 필요할 거라고 넘겨짚었다.
결과는 망했다. 지금 돌아보면 돈을 많이 썼다고 한마디하는 기능은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가계부는 기본이 중요했는데 나는 내가 넣고 싶은 기능을 만들고 있었다. 이번에는 그걸 두 번째 실패로 남겨보려 한다.
돈을 많이 쓰면 뭐라고 하는 가계부
가계부에 넣은 기능은 단순했다. 돈을 많이 쓰면 앱이 뭐라고 하는 기능이었다. 가계부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에 내게 필요하다고 느낀 기능을 더했다.
만들 때는 그 기능이 괜찮아 보였지만 만들고 난 뒤의 내 평가는 달라졌다. 필요 없는 기능이었다. 내 머릿속에서 괜찮아 보였다는 게 전부였다.
돈을 쓴 내역을 정리하는 앱에 한마디를 더한다고 해서 가계부 자체가 좋아지는 건 아니었다. 지금의 나는 그 기능보다 돈을 기록하고 확인하는 기본을 먼저 떠올린다.
가계부는 기본이 중요했다
가계부의 기본을 다시 생각해보면 거창한 기능부터 떠오르지 않는다. 지출을 쉽게 넣고 내가 적은 금액과 내역을 확인하고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 찾아보는 일이다. 이 부분을 편하게 해주는 게 먼저였다.
돈을 많이 썼다는 말을 들으려고 가계부를 만드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내가 넣은 기능을 돌아볼 때 드는 질문이다. 지출 내역을 보려고 앱을 연 사람에게 그 한마디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내가 필요하면 다른 사람도 필요할 줄 알았다
내가 필요하다고 느꼈으니 만들 이유는 있었다. 문제는 그 생각을 다른 사람의 필요까지 확인한 것처럼 받아들였다는 데 있었다. 내가 쓰고 싶은 기능이 있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도 쓸 거라고 생각했다.
뇌피셜이었다. 가계부를 쓰려는 사람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볼지보다 내 취향을 앞세운 셈이다. 지금 돌아보면 내가 그 기능을 원한다는 이야기에서 더 나아갈 근거가 부족했다.
기능을 넣는 동안에는 설명할 것도 생긴다. 돈을 많이 쓰면 뭐라고 해주는 가계부라고 소개하면 된다. 그런데 설명할 특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계속 쓸 앱이 되지는 않는다. 내 가계부의 실패를 돌아보며 그 차이를 생각하게 됐다.
쓸모없는 앱을 그만 만들자는 글도 있었다
회고에 넣을 자료를 찾다가 Reddit의 r/SideProject에서 쓸모없는 앱과 제품을 그만 만들자는 글을 찾았다. 글쓴이는 기존 앱의 불만과 리뷰를 살펴보고 사람들이 비슷한 앱 대신 내 앱을 선택할 이유를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내 가계부에 대입하면 돈을 많이 썼다고 뭐라고 하는 기능이 다른 가계부 대신 이 앱을 쓸 이유가 되는지부터 물었어야 했다. 나는 그 이유를 내 취향으로 대신했다. 이 질문을 보고 나니 내가 필요해서 넣은 기능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3개월 뒤에 내린 결정
3개월을 지켜본 뒤 싹 다 갈아엎기로 했다.
그다음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가려고 한다.